이곳은 회원 여러분의 글을 올리시는 게시판입니다. 사진을 올리실때는 사진의 크기를 800 X 450 정도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사진크기는 회원분들이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조절해 주신후 올리시면 됩니다. 회원가입이 안되신분들은 글을 볼수 있는 권한만 있습니다.

  인디오 봉기의 원인 분석에서 정부와 관변 지식인의 입장은 치아빠쓰의 빈곤과 억압을 주요한 원인의 하나로 들기는 하나 결정적인 원인으로 보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이러한 빈곤은 지난 500년 동안 있어 왔고, 여타 최빈곤 지역에 속하는 게레로(Guerrero)와 오아하까(Oaxaca)주에도 존재하는데 유독 그 시점에서 치아빠스에서만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치아빠스의 객관적 조건에 대한 의미부여를 가능한 한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오히려 외부세력의 음모와 개입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설명방식은 인디오 원주민의 저항능력을 은근히 무시하는 인종 주의적 편견을 강하게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치아빠스주에서의 그간의 수탈과 신자유주의 개혁 프로젝트가 농민들에게 준 상처를 과소평가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치아빠스 지역의 갈등은 사빠띠스타의 문건에서 나오는 표현대로 "50년간 투쟁의 산물"이다.   그런 점에서 여기에는 종족, 계층, 지역 등의 갈등이 복잡하게 혼재되어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의 갈등이 종족적 차원을 포괄하고 있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농민반란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주목한다면 당연히 토지문제를 둘러싼 정치경제적 갈등의 역사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고 특히 1994년이란 시점에서 터진 것을 고려한다면 그간의 신자유주의 기술관료들의 농정과 이것이 치아빠스에 미친 영향을 함께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인디오 원주민들에게는 '사망진단서'라고 규정한 문건에서 우리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잘 읽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치아빠스 사태의 정치경제적 배경을 지역적이고 국내적인 차원을 포함하는 국제노동분업에 의해 야기된 구조적 모순에서 설명하려는 연구성과의 유용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Vasquez 1994).   여기서 우리는 멕시코 농업위기의 전반적인 상황을 분석하고 그 다음 치아빠스에 미친 영향을 시기별로 분석하고자 한다.

  1910년 혁명 이후 농업의 미래는 멕시코 사회내에서 뜨거운 논쟁의 주제가 되어 왔다.   특히 이 문제는 농업의 위기가 거론되기 시작한 1970년 대부터 최근까지 꽤 오랫동안 내외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이 논쟁의 핵심은 농업부문이 경제와 사회에서 취할 기능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 었다.   한 입장은 농업이 멕시코 농민들에게 존엄성, 고용, 그리고 안정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역사적 기능을 수행하여야 한다는 자세를 취한다.   이 입장은 농업정책이 주식의 자급자족을 보장하는 식량안보적 차원에서 수립되어야 하고, 농업부문은 국민경제의 다른 부문과 균형적인 발전을 추구해야 하며 수출에 우선 순위를 두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러한 사고방식이 오늘날과 같은 무역자유화 시대에 더 이상 쓸모없는 향수라고 주장하는 입장이 있다.   신자유주의자들은 농민들에게 보조금을 주고 국내시장을 보호하기보다는 세계시장에서 경쟁을 하도록 농정 전반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멕시코 토지 공유제인 에히도(Ejido) 제도를 해체시켜 민영화하고 이를 완전히 기업농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결국 에히도제도를 민영화 시켰던 것이다.  

  그러나 어떠한 입장이 멕시코 현실과 향후 발전전망에 적절한지 판단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멕시코야말로 소수의 강력한 애그리비지니스와 궁핍화된 대다수 농민이 양극화되어 있는 '이원화된 농업모델'이기 때문이다.   만약 전자의 입장을 취한다면 북부의 애그리비지니스나 미국의 농업이익에 유리하고, 저렴한 가격에 주곡을 수입하여 물가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대다수 주곡 생산 농민층에게는 심각한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반면 후자의 입장을 취한다면 농촌부문에 안정을 기한다는 장점이 있으나 장기적으로 일정한 수준의 재정부담을 져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어떤 쪽을 취하든 선택의 비용은 남는다.   다만 그 비용을 최소화하고 갈등을 국지화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제임스


*마낄라도라(Maquiladora):스페인어로 '기계들이 놓인 작업장'이라는 뜻이며 멕시코 정부가 1960년대 중반 이후 멕시코 국경 지대 산업화를 위해 도입한 보세 가공 제도를 뜻한다.   한국의 구로공단처럼 외국 자본주가 운영하는 보세 가공공단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조회 수 :
67386
등록일 :
2013.08.15
14:27:56
엮인글 :
http://lovemexico.net/xe/?document_srl=13330&act=trackback&key=a74
게시글 주소 :
http://lovemexico.net/xe/?document_srl=13330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
59 2. 멕시코 반란/혁명의 시작 관리자 44856   2014-11-21
 1810-1821년에 이르는 독립전쟁을 통해서 멕시코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획득했다. 그후 중남미나 멕시코에서 탄생한 스페인 혈통의 끄리오요(Criollo) 계층은 식민지 시대의 법적, 제도적 속박에서 벗어나 명실공히 그당시의...  
58 1. 멕시코 반란과 그 반란 이후 재 조감 관리자 550747   2014-08-03
1-1 멕시코 반란을 재 조명해 보면서. "불쌍한 멕시코, 그대는 하나님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고, 미국과는 너무도 가까이 있구나!" 널리 알려져 유명해진 이 말은 19세기 말엽부터 20세기 초까지 전제적 독재권력을 휘둘렀던...  
57 멕시코 인디오 반란의 전모와 개요 관리자 50423   2014-07-07
 1994년 1월 1일 새벽 첫날에 멕시코 남부 치아빠스(Chiapas)에서 인디오 원주민들이 주축이 된 사빠띠스따 민족해방군(EZLN)이 반란의 폭죽을 떠뜨리기 시작했다. 1993년 연말 오하하까 주의 비치 레조트에서 대통령 후보 꼴...  
56 6. 멕시코 치아빠스 반란에 대한 결론 관리자 286629   2014-06-07
1) 멕시코에서의 전근대와 탈현대의 충격 사빠띠스따 민족해방군(EZLN)의 출현은 정치적으로 뿐만 아니라 이론적으로도 여러가지 문제를 제기한다. 가령, 전근대화 시대에 있어서 현대성의 문제, 탈혁명의 시대에 무장혁명의 유효성...  
55 5-2 인디오 원주민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과 게릴라 운동의 비교 분석 관리자 672060   2014-04-26
  사빠띠스따의 정치적 성격에 대해, 호르헤 까스따네다는 라틴아메리카의 다른 게릴라 운동과 비교해 볼 때, 콜롬비아의 게릴라 단체인 M-19와 비슷한 '무장한 개혁주의'(reformismo armado)로 성격지운다. 사실 사빠띠스따 민...  
54 5-1 치아빠스 반란의 성격 관리자 49986   2014-04-22
현단계에서 치아빠스 반란의 성격을 정확하게 규명하기란 쉽지 않다. 심지어 치아빠스 사태를 어떻게 부를 것인가에 대해서도 일치된 이론이 아직은 없다. 사빠띠스따들은 이를 '혁명'이라고 분명하게 정의한다. 대부분의 분석가들...  
53 그날의 대학살 사건 관리자 54710   2013-12-08
  10월 2일 멕시코 학생 데모대 대학살 사건의 개요.  1968년 10월 2일은, 멕시코의 역사상 가장 슬픈 날이다. 라틴아메리카 역사상 처음으로 멕시코에서 개최되는 올림픽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던 1968년에 멕...  
52 4-(2) 멕시코 사회운동의 표출 관리자 51067   2013-12-06
 몇몇 연구자들은 인디오 치아빠스 사빠띠스따 봉기의 정치사회적 배경으로 '시민사회의 출현'을 들면서, "사빠띠스따의 봉기야말로 멕시코 정치체제가 이미 이전부터 직면해 온 정치적 위기 과정의 예정된 결과"라고 갈파한다...  
51 4-(1) 치아빠스 반란의 발자취. 관리자 57850   2013-11-17
 치아빠스에서 원주민의 무장반란은 처음이 아니고, 아주 뿌리 깊은 역사적 배경을 지니고 있다. 지난 500년간의 역사를 짚어볼 때 치아빠스에서 원주민의 반란은 여러 번 있었다. 그 가운데서 대표적인 반란으로는 쩰탈(Tze...  
50 4. 치아빠스 봉기의 객관적 요인 관리자 53036   2013-11-17
 멕시코의 사회학자인 라울 베니떼스는 게릴라가 존재하기 위한 조건으로 다음 세 가지를 지적하였다. 첫째, 적합한 사회적 상황 또는 민중봉기적 상황이 존재한다. 둘째, 무장을 선택하도록 결정하는 정치적. 군사적 지도부가 ...  
49 3-(4)멕시코 농민들의 절망감 관리자 55724   2013-09-10
 델 라 마드리드 대통령 정부에 이어 살리나스 대통령 집권기(1988-1994)에 이르면서 멕시코 정부는 1980년대의 개혁과 개방 속도를 완전히 벗어나 본격적으로 신자유주의의 경제개혁정책을 추진한다. 이 신자유주의 경제정...  
48 3-(3)원주민 저항활동의 동인(動因) 관리자 55194   2013-09-09
  1980년대에 들어와 민중주의적 실험으로 표류하던 경제정책 노선은 전면적으로 방향을 수정하게 되었다. 1970년대 석유붐 바람에 엄청나게 증가한 외채를 관리하고 경제의 방향을 재조정하지 않을 수 없는 내외의 분...  
47 어메징 그레이스 관리자 50248   2013-09-05
아래 링크를 클릭하여 한번 들어 보세요. http://youtu.be/w619TH8ooA0  
46 3-(2) 멕시코 농촌 개발 정책 관리자 97857   2013-09-05
  1968년에 나타난 멕시코 사회의 균열을 치유하기 위해 에체베리아 대통령 당시 정부(1970-76)가 취한 조치는 재정팽창 정책에 기초한 농업발전 프로그램이었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방향은 공동경작 제도인 에히도 부문을 ...  
45 YM UMA 8기 김한나 image 관리자 56726   2013-08-27
안녕하세요 저는 저번주에 멕시코에 단기선교를 갔던 uma8기 영어영문학과 19살 김한나입니다. 저는 멕시코에서 많은 아이들을 만나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이년전 캐나다에서 많은 멕시코 친구들을 사귀었는데 그 아이들은 부유...  
44 YM UMA 8기 관리자 100622   2013-08-27
안녕하세요 장로님 uma 8기 국민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강인서입니다. 잘지내시죠!!장로님들과 선교사님과 까를로스 목사님과 멕시코에서의 모든 것이 그립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멕시코와 멕시코를 섬기는 분들을 위해 중보하겠습니다 그 ...  
43 3- (1) 치아빠스주의 농업 상황 관리자 59579   2013-08-17
  농업발전 모델 연구에서 멕시코 사례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멕시코 농업은 1910년 혁명의 유산을 간직하고 있고 프러시아형의 발전도 아니고 아메리카형도 아닌 독특한 '멕시코의길'(via mexicana)을 걸어왔다. 이러...  
» 3. 인디오 봉기의 원인과 背景 관리자 67386   2013-08-15
 인디오 봉기의 원인 분석에서 정부와 관변 지식인의 입장은 치아빠쓰의 빈곤과 억압을 주요한 원인의 하나로 들기는 하나 결정적인 원인으로 보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이러한 빈곤은 지난 500년 동안 있어 왔고, 여타...  
41 2. 치아빠스의 지역적 특성 관리자 69682   2013-07-22
치아빠스는 멕시코 전체 32개주(멕시코 시티 포함) 가운데에서 가장 가난한 주 중의 하나였다. 정부의 공식 통계에 의하면 그 당시(1994년 인구) 8천 200만 인구 가운데 2천 600만 명이 절대빈곤의 상태에 처해 있었고, 치아빠스...  
40 1. 인디오 농민군의 반란 관리자 92896   2013-07-20
필자가 근무했던 미국 회사의 요청에 따라, 멕시코 대학원에서 공부할 때 집필했던 멕시코에 대한 여러 분야에 걸친 논문들을 발췌하여, 제 1권이 책으로 출간되었다. 그 책 내용 외에 다른 분야의 논문들을 정리하여 두 번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