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회원 여러분의 글을 올리시는 게시판입니다. 사진을 올리실때는 사진의 크기를 800 X 450 정도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사진크기는 회원분들이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조절해 주신후 올리시면 됩니다. 회원가입이 안되신분들은 글을 볼수 있는 권한만 있습니다.

  현단계에서 치아빠스 반란의 성격을 정확하게 규명하기란 쉽지 않다.  심지어 치아빠스 사태를 어떻게 부를 것인가에 대해서도 일치된 이론이 아직은 없다.  사빠띠스따들은 이를 '혁명'이라고 분명하게 정의한다.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단순한 '봉기', '반란' 또는 '전쟁'이라고 부르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잠정적으로 '봉기'와 '반란'이란 개념을 사용하려한다.  여기서 우리가 반란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자료들은 주로 그동안 발표된 선언문과 혁명지도자의 공개 인터뷰 등이다.  이를 분석하기 전에 먼저 봉기에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보수적 지식인들의 견해를 먼저 살펴보고, 이들의 견해가 어떤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지 검토해 보자.

 사빠띠스따의 봉기가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멕시코의 대표적인 지성이었던 옥따비오 빠스는 사빠띠스따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였다.(Paz 1994:1,14)   봉기는 비현실적이며 실패하도록 예정되어 있다.  그들의 사고방식의 성격에는 멕시코 시대와는 다른 시대에 사는 사람들의 단순한 사고와 의식 구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행태를 보여 주고 있다.  반역의 망상적인 성격 외에 폭력에 대한 숭배가 포함되어 있다.  

 이어 빠스는 "사빠띠스따의 지도부는 20 세기의 혁명적 이데올로기의 대재난의 잔여분을 반영하는 것이다"라고 냉혹하게 비판했다.   멕시코의 이 위대한 시인은 사빠띠스따의 이데올로기를 '근본 주의'와 일치시켰다.  이와 유사한 논법으로 70 년대 멕시코 종속이론의 대표적인 이론가였던 스따벤아겐도 "자발 주의와 이데올로기적 맹신"을 치아빠스 봉기의 중요한 요소로 지적했다.  

  그러나 사빠띠스따의 전통적 사고방식은 20 세기의 혁명적 이데올로기인 사회주의와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상업경제 이전의 조건으로 돌아 가려는 인디오 농민들의 전통적이고 유토피아적 요구와 연결되어 있음을 우리는 보아왔다.  나아가 농민반란이 자발주의와 이데올로기적 맹신이라는 주장도 싸빠띠스따 반란에 대한 시민사회의 지지나, 그것 자체의 사회적 기반을 생각해 보면 다소 무리한 평가라는 점을 알게 된다.  사빠띠스따들은 '혁명'이 아니라 '개혁'을 요구하면서 궐기했다는 점 역시 이러한 점을 뒷받침해 준다.

  이미 80 년 전 멕시코 혁명 당시 보수적 지식인들은 혁명가 에밀리아노 사빠따를, 진정한 이데올로기적 원칙이 없고, 몇몇 이데올로그에 의해 이용되고 오염된 거짓된 이상을 지닌 인물이라고 평한 적이 있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옥따비오 빠스와 엔리께 끄라우세와 같은 오늘날의 보수적인 논객들도 사빠띠스따 농민들을 "노련한 극단주의 자들에 의해 교리화된 꼭두각시"로 규정하였다.  이들 보수적인 지식인들은 사빠띠스따 운동을 가난한 자들의 운동이 아니라, 가난, 소외, 격리, 어려움을 조작한 운동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들에 따르면, 인디오 들의 가난은 단지 하나의 핑계 내지 정당화에 불과하며 운동의 근원이 아니라"고 말했다.(Paz 1994; Krauz 1994;j-k).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1994년 1월 2일 일요일에 발표한 라깐돈 '선전포고'의 주요한 부분을 살펴보면 여지없이 근거가 없음이 밝혀진다.  이 선언문에는 운동이 지향하는 하나의 분명한 이념적 방향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 선전포고문에 표현된 사빠띠스따의 기본적 요구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민주주의의 수립을 위한 정치적 . 법적 변혁

(2) 인디오 원주민의 자율성 보장

(3) 공유지의 민영화를 허용하는 헌법개정의 취소

 

  사빠띠스따 민족해방군은 현정부를 대치하고 자유롭고 민주적인 선거가 있을 때까지 임시정부를 구성하기 위하여 각 정당의 연합을 형성하기를 모색한다.  그들은 일, 땅, 음식, 건강, 교육, 독립, 자유, 민주주의, 정의와 평화를 요구한다.  

  콘체이로는 사빠띠스따의 이데올로기적 깃발은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사회정의"라고 간결하게 표현한다(Concheiro 1994;13-18).    이러한 혼란은 사빠띠스따 운동의 이념이 바로 실용주의에 기초하고 있으며 온갖 슬로건을 나열하고 있는 형식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이 점은 역설적으로 운동의 성격이 복합적이라는 점, 나아가 운동이 지향하는 목표가 상황에 의해 변형될 가능성까지 연결되어 있다는 점, 지역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글로벌한 문제까지도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보여 준다.  그런 점에서 사빠띠스따의 '혼란'은 운동 주체의 혼란이라기 보다는 운동이 지향하는 목표를 해결하는 방식의 복잡함을 나타내며, 또 멕시코 정치에서 새로운 방식의 '정치 스타일'(hacer politica)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아돌포 힐리의 다음과 같은 평가는 바로 이를 뒷받침해 준다.

  사빠띠스따들의 성명서와 자료들에서 중복되는 하나의 말은 '존엄성'이라는 용어이다.  이 존엄성은 연대 프로그램(PRONASOL)으로 분열되지 않으며, 협박으로 협상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구걸되는 것이 아니고, 쟁취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남부 치아빠스 협상의 핵심이다.  사빠띠스따의 반란으로 새롭게 제기된 사실은 바로 이 존엄성과 윤리, 그리고 신화의 세 가지 차원이다.  이것은 오늘날 정치를 동네 장터로 착각하는 정치꾼들이 즐겨 제공하는 '정치적 상품'과는 질적으로 다른 차원이다.  오늘날 사빠띠스따들은 바로 이 세 가지 차원을 위하여 투쟁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들은 오래된 유토피아적 갈망의 후계자들이기도 하다.(Gilly 1994).     

  

 제임스 정   

조회 수 :
50605
등록일 :
2014.04.22
14:57:14
엮인글 :
http://lovemexico.net/xe/?document_srl=13414&act=trackback&key=07d
게시글 주소 :
http://lovemexico.net/xe/?document_srl=13414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sort 추천 수 날짜
39 Mexico Mission 을 다녀와서 (YM team) 관리자 56368   2012-08-06
안녕하세요! 장로님~^_^ 건강하시죠? 저 희영이에요>_< 멕시코 갔다온게 어제같은데 벌써 일주일이 넘었네요..ㅠ.ㅠ 이제서야 안부 여쭈어서 죄송합니다.ㅠ 저는 이번주 수요일에 독일에 도착했구요. 어제 사진정리가 끝나서 지금에서야...  
38 고난 업어치기 image 모두사랑 56280   2009-05-20
좋은글이 있어 올려 봅니다. 고난 업어치기 유도에 입문할 때 맨 처음 배우는 공격 기술이 업어치기다. 상대방이 이 기술에 제대로 걸리면 큰 원을 그리면서 단번에 나가떨어진다. 우리 인생에도 지긋지긋하게 달라붙어 힘들게...  
37 3-(4)멕시코 농민들의 절망감 관리자 56236   2013-09-10
 델 라 마드리드 대통령 정부에 이어 살리나스 대통령 집권기(1988-1994)에 이르면서 멕시코 정부는 1980년대의 개혁과 개방 속도를 완전히 벗어나 본격적으로 신자유주의의 경제개혁정책을 추진한다. 이 신자유주의 경제정...  
36 멕시코 엔시나다와 티화나 현지 답사 소감(2/23/2013) 관리자 56187   2013-06-04
16년 전, 멕시코 선교지에서 박 세목 장로님과 함께 동역 했었던 기억들을 떠 올리며, 나성교회 교우들과 함께, 박 세목 선교사님의 사역지인 멕시코 엔시나다와 티화나를 둘러보면서 느낀 바를 披瀝하고자 합니다. "하나님을...  
35 다윗과 요나단 베스트찬양 모음[20곡] movie 모두사랑 55889   2009-08-30
 
34 3-(3)원주민 저항활동의 동인(動因) 관리자 55741   2013-09-09
  1980년대에 들어와 민중주의적 실험으로 표류하던 경제정책 노선은 전면적으로 방향을 수정하게 되었다. 1970년대 석유붐 바람에 엄청나게 증가한 외채를 관리하고 경제의 방향을 재조정하지 않을 수 없는 내외의 분...  
33 은혜로운 찬양 모음[26곡] movie 모두사랑 55389   2009-05-31
은혜로운 찬양 모음[26곡] 작성자 : 모두사랑  
32 그날의 대학살 사건 관리자 55272   2013-12-08
  10월 2일 멕시코 학생 데모대 대학살 사건의 개요.  1968년 10월 2일은, 멕시코의 역사상 가장 슬픈 날이다. 라틴아메리카 역사상 처음으로 멕시코에서 개최되는 올림픽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던 1968년에 멕...  
31 공지 관리자 55194   2010-07-31
그동안 문제되었던 Home Page를 다시 복구 하였습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30 부부의 일곱 고개 imagemovie 모두사랑 54951   2009-05-31
여러분은 어느고개를 넘고 있나요??? 부부의 일곱 고개 일단 결혼한 부부들은 싫든 좋든 다음과 같은 일곱 고개를 넘어야 한데요. 첫째고개는 환상의 고개로 신혼부터 3년쯤 걸려 넘는 고개로 갖가지 어려움을 비몽사몽간에 웃고...  
29 15시간의 값진 경험의 선물 InKyung Kim 53956   2009-05-18
바 캘리포니아를 다녀와서... 자동차 왕 헨리 포드는 “삶은 경험의 묶음들이며 각각의 경험은 우리를 위대하게 만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5월 13일 단 하루였지만, 바 캘리포니아 라는 멕시코 지역의 방문은 내 삶에 또 ...  
28 4. 치아빠스 봉기의 객관적 요인 관리자 53622   2013-11-17
 멕시코의 사회학자인 라울 베니떼스는 게릴라가 존재하기 위한 조건으로 다음 세 가지를 지적하였다. 첫째, 적합한 사회적 상황 또는 민중봉기적 상황이 존재한다. 둘째, 무장을 선택하도록 결정하는 정치적. 군사적 지도부가 ...  
27 4-(2) 멕시코 사회운동의 표출 관리자 51664   2013-12-06
 몇몇 연구자들은 인디오 치아빠스 사빠띠스따 봉기의 정치사회적 배경으로 '시민사회의 출현'을 들면서, "사빠띠스따의 봉기야말로 멕시코 정치체제가 이미 이전부터 직면해 온 정치적 위기 과정의 예정된 결과"라고 갈파한다...  
26 멕시코 인디오 반란의 전모와 개요 관리자 50982   2014-07-07
 1994년 1월 1일 새벽 첫날에 멕시코 남부 치아빠스(Chiapas)에서 인디오 원주민들이 주축이 된 사빠띠스따 민족해방군(EZLN)이 반란의 폭죽을 떠뜨리기 시작했다. 1993년 연말 오하하까 주의 비치 레조트에서 대통령 후보 꼴...  
25 어메징 그레이스 관리자 50776   2013-09-05
아래 링크를 클릭하여 한번 들어 보세요. http://youtu.be/w619TH8ooA0  
» 5-1 치아빠스 반란의 성격 관리자 50605   2014-04-22
현단계에서 치아빠스 반란의 성격을 정확하게 규명하기란 쉽지 않다. 심지어 치아빠스 사태를 어떻게 부를 것인가에 대해서도 일치된 이론이 아직은 없다. 사빠띠스따들은 이를 '혁명'이라고 분명하게 정의한다. 대부분의 분석가들...  
23 지금은 형제들의 마을입니다 Doldari 50584   2008-07-30
무더운 여름이랍니다. 지금은 에이즈 환자촌과 무의탁 환자들이 있던 곳에 방문을 하였다가 티화나 센터로 돌아왔다. 텍사스 San Antonio의 우리의 용사들이 엄청난 기도와 함께 찬양의 능력이 우리의 일을 도움에 너무 너무 ...  
22 축하드립니다 김명숙 50475   2007-05-29
러브멕시코 홈피가 생긴것 늦게나마 축하를 드립니다 이 홈피를 통해서 선교의 아름다운 이야기 들이 많이 오고가는 장이 되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더 많은 멕시코를 품은 사람들이 우리 러브 멕시코를 통해서 멕시코와 중남미에 ...  
21 회보를 위한 자료를 부탁합니다. Doldari 50355   2008-06-26
무더운 여름입니다, 매우 어려운 살림에도 열심을 다하는 우리의 회원님들께.. 이제 올해의 회보와 사진을 수집하여 화보를 만들려고 하는데 자료가 많이 필요합니다. 어럽더라도 조금씩 좋은 (?) 자료를 보내주시면 매우 도움이...  
20 하나님의 자존심 김경민 50351   2007-07-23
지난 주간 창세기를 읽다가 한 스토리를 읽는 순간, 다음 줄거리로 넘어가지 못하고 그 이야기만 갖고 한주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누워도 그이야기가 참으로 이해되지 않았고 운전을 할 때도 도대체 그렇게 많이 보아왔고, 그...